코로나가 몰고온 귀차니즘
어느덧 1년의 절반이 끝나간다. 6월도 절반이 넘게 흘러갔다. 매년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느끼곤 있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더 빠르게 흘러가버렸다. 아마도 코로나 탓일거다. 지난 6개월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코로나가 우리를 집 구석으로 몰았고, 되도록이면 모든 활동을 멈췄다. 그렇게 1년의 절반이 흘러가버렸다.
삶의 모든 면면에 코로나가 스며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K-방역에 성공하는듯 싶더니, 한 명의 거짓말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다시금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방구석으로 내몰린 사람들은 애써 달고나 커피로 일거리를 만들었고, 대학생들은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다. 20살 청춘을 꿈꿨을 아이들에게 너무 잔인한 한 해가 아닐까. 어쨌든 우린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손소독제를 생활화 하고있다. 하지만 최근 여름날씨로 인해 다들 마스크의 불편함을 격하게 느끼고 있고, 드문드문 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진다.
어쨌든 코로나는 두려움, 불안함 그리고 귀차니즘을 몰고왔다. 우스갯소리로 떠돌던 ‘확진자’와 ‘확찐자’를 껄껄껄 웃어넘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나는 ‘확찐자’가 되었다, 불과 몇개월 사이에. 집합이 금지된 요가원은 문을 닫았고, 야외활동 대신 실내에서 먹고 뒹구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이다. 요즘은 날씨가 많이 좋아져서 창밖을 볼때면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최대한 야외로, 사람이 적을만한 곳으로 가보는데, 사실 그조차도 귀찮음이 밀려올 때가 종종 있다. 시원한 에어콘 아래 드러누워, 매콤한 떡볶이와 피자와 맥주를 들이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이게 바로 내가 확찐자가 된 비결이리라.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이 귀차니즘을 즐기게 될까.
코로나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는데 도무지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나는 점점 더 확찐자가 되어간다. 귀차니즘을 타파해야 확찐자도 탈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느 것 하나 쉬운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