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케아에 열광하는 이유
부산에 이케아가 생겼다, 이케아 동부산점. 주말에는 사람이 미어터진다.
사람들은 왜 이케아에 열광할까? 언젠가부터 우리는 북유럽감성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케아를 다녀오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왜 이케아에 줄을 서서까지 입장 하려하고, 물건을 구매하려는 걸까. 그저 내 생각엔 이렇다.
첫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과 그러면서도 실용적이고, 가격이 합리적이다. 굳이 복잡한 디자인을 만들지 않았고, 요상한 패턴으로 채우지 않는다. 단색으로 된 생활용품이 많고 깔끔함을 추구하는 요즘의 분위기와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유리컵과 머그잔 등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가벼운 지갑으로도 충분히 내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둘째, 이케아의 쇼룸은 환상을 가지게 한다. 다양한 컨셉으로 꾸며진 방, 거실, 주방 등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내 맘 속으로 상상만 했던 공간이 실현되어 있는걸 보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고 있다. 나중에 저 제품들을 사서 저렇게 꾸며야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찬다. 환상일 뿐이다. 사실 그대로 실현하자면, 아무리 저렴한 이케아 제품이라고 해도 많은 돈을 써야만한다. 결국 쇼룸은 환상에 불과하지만, 결국 지갑을 여는데는 성공한다. 꾸며진 방의 모든 제품을 다 살순 없지만, 일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혹은 때마침 필요했던 것들을 구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셋째, 한 번 입구로 진입을 하면 출구까지 무조건 모든 섹션을 지나야만 한다. 게다가 앞쪽에서 보고 살까말까 고민했던 물건들이 계속해서 곳곳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쯤엔 “그래, 사자!” 하며 카트에 담게되는게 사람 심리인것 같다. 나 역시 앞에서 고민했던걸 계속해서 마주치니 결국 카트에 담게되었다. 게다가 이런 제품은 단가가 높지 않기 때문에 더 쉽고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데, 하나 둘 쌓이다보면 그 또한 제법 큰 비용의 지출로 이어진다.
북유럽 브랜드들은 여러 분야에 문어발처럼 포진하기 보다는 하나의 특화된 분야를 만드는데 주력하는 것 같다. 뱅앤올룹슨, 로열코펜하겐, H&M, 이케아와 같이 명확하게 제품군을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서 더 집중해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좋아하게 만드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위의 세가지를 이유를 들어 이케아가 흥행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았지만, 이는 그저 내 생각일 뿐이고, 실제로 상품 마케팅이나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전문가의 의견도 궁금하다. (글쓰기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이런게 아닐까, 내 생각을 정리하고 타인의 생각을 궁금해하는 것.)
어쨌든 내 집에도 여러 이케아 제품들이 있다. 주방 식기류, 조명, 가구 그리고 침구류까지 아주 다양하게 이케아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비교적 저렴한 혹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면서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브랜드의 힘일까 아니면 상품의 퀄리티일까. 과연 이케아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없었다면 내가 이 제품들을 구매했을까. 그렇다면 브랜드 가치는 떨어지지만 아주 좋은 퀄리티의 제품들이 시장에 많지않을까. 나의 브랜드를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이미지를 구축해야할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일까, 브랜드 이미징이 먼저일까. 많은 고민이 쌓이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