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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리얼 2021. 1. 6. 22:21

    2021년 1월 17일 일요일
    비혼을 외치던 내가 마음 맞는 사람을 평생의 반려자로 맞이하는 중대한 날이다.

    2021년의 가장 큰 행사이자, 인생에서 가장 큰 행사.

    나는 31살의 끝자락에서 만난 서울태생의 이 사람과 1년이 아주 조금 넘는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그 덕에 결혼식을 서울에서 치루게 되어 지난 몇달간 서울을 오가며 결혼을 준비했다. 코로나가 무섭고 두려운 우리는 비행기와 KTX 대신 직접 운전을 해서 서울을 오갔다. 처음에는 남자친구 혼자 왕복하며 운전을 했지만, 나중엔 반반 나눠가며 운전을 해서 조금이나마 덜 힘들었다. 가는 길이 멀다보니 우린 차 안에서 마르지 않는 수다를 떨어댔다. 우리 사업얘기부터 내가 공부하는 것들, 코로나,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대화의 꽃을 피웠다. 때로는 언쟁을, 때로는 회유를 반복하며 그 긴 시간들을 채워나갔다. 코로나가 점점 심해져 도저히 휴게소를 이용할 용기가 안나서 도시락도 싸다니며 여행가는 기분을 잔뜩 냈다. 이렇게 되돌아보니 나의 결혼 준비, 아니 우리의 결혼 준비는 대부분 같이 움직이고 결정하며 채워져있었다. 너무나도 특별했던 시간들이었다.

    2020년의 마지막 해가 저물던 12월 31일 밤을 우리는 나의 부모님 댁에서 보냈다. 엄마가 상다리 부숴지게 차려준 음식들을 잔뜩 배불리 먹고, 막걸리도 잔뜩 마셔가며 2020년을 보낸 탓에 모두들 12시도 되기전에 곯아떨어졌다. 그렇게 흘러간 2020년 마지막이 결코 아쉽거나 그리운건 아니다. 2021년 첫날에도 해가 중천에 뜨고야 눈을 떴다. 옛날처럼 유난을 떨며 새해를 맞이하기엔 멋쩍은 기분이 들었다. 사골국으로 끓여낸 떡국을 먹으며 실없는 농담도 한 두마디 했다. 괜히 한살 더 먹는 그 기분이 섭섭했다.

    2021년의 해가 6번 떠올랐다. 오늘은 1월 6일이다. 내일이면 또 7번째 해가 떠오른다. 이렇게 눈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흐르고 있다. 열흘 남은 인생 최대의 이벤트 결혼식을 앞두고도 마음이 그저 평온한건 왜일까? 남들은 너무 떨려서 잠도 안온다던데.. 난 그러기엔 너무 잠을 많이 잔다.

    어쨌든 2021년의 나는 결혼을 한다.
    새로운 해, 새로운 출발, 새로운 가족.
    새로운 것들은 언제나 설레고 나를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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