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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은 그사람의 인격을 담는 그릇이다
    씨리얼 2020. 7. 6. 21:34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으면서 조심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바로 ‘말버릇’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수록, 나와 관계되는 사람들과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말의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말을 어렵게 하거나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렴한 단어 선택을 줄이고 나를 올바르게 만들어주는 말습관을 기르겠다는 의미다. 물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최신 유행어를 쓰기도 하고, 화가 나는 일에는 격한 단어를 쓰기도 한다.

    말은 그사람의 인격을 담는 그릇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겉모습에 명품을 걸치고 비싼 외제차를 탄다고해서 그사람의 가치가 명품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물론 멋진 외모에 예의바른 말투, 선을 넘지않는 행동은 그사람의 가치를 높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러나 겉만 번지르르하고, 입으로 뱉어내는 말엔 온갖 비속어가 범벅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운전을 하거나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본심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운전만하면 쉽게 욕을 하고,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꼭 이렇게 말한다. “운전 하다 성격 버렸어!”. 정말 그런줄 알았다. 깜빡이도 켜지않고 차선을 변경하는 사람, 저 뒤에서부터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지나쳐와서는 무턱대고 차머리부터 밀어넣는 사람, 좌우전방을 살피지도 않고 무단횡단하면서도 느긋하게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 등 정말 화나는 상황들이 도로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는 욕을 하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이유가 있겠지라며 양보하고 기다려준다. 그래서 운전 때문에 성격이 더러워졌다는 말은 한낱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응원하는 팀이 좋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욕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괜시리 그사람이 달라보이곤 한다.

    바르고 고운 말들이 너무 많다. 특히 한국어는 아름다운 단어가 참 많다. 자주 읽지는 않지만 아주 가끔 시집을 펼쳐보면서 놀랄 때가 많다. ‘세상에 이런 표현도 가능하구나’ 하며 감탄을 거듭하기도 한다. 그냥 책을 읽다가도 마음에 꽂히는 어휘들이 있다. 그럴 때는 ‘꼭 기억해뒀다가 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면 써봐야지’ 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실제로 그런 상황을 마주하면 그 단어를 써보며 괜시리 쾌감을 느낀다. 나의 작은 말버릇이 나의 인격을 드러낸다는 생각을 하게된 이후로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이다.

    입 밖으로 한 번 나온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가 없다. 무심코 내뱉은 말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 나의 말 한마디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나쁜 말을 쓴다고 해서 강해보이는 것도 아니다. 말은 결국 돌고 돌아서 나에게 온다. 나쁜 말을 계속 하다보면 나쁜 상황이 나에게 몰려오고, 좋은 말을 계속 하다보면 좋은 상황이 나에게 몰려올 것이다. 그러니 조심하고, 생각하고, 배려하는 말하기 습관을 길러야 한다. 나는 아직 부족하고 연습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으니 분명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P.S. 주변에 욕을 자주쓰고 부정적인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는 사람이 있다면, 꼭 멀리 도망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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